여우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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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용한 고을에서 연쇄 실종 사건이 일어났다. 처음엔 마을의 개나 소 같은 짐승들이 없어졌으나, 곧 그 범위가 사람으로까지 넓어지니. 실종된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일곱번 째의 실종만에 뒷 산 동굴에서 그 희생자들을 찾았는데, 시신들이 하나같이 간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이는 여우의 소행이라. 흉흉해진 마을 분위기 속에 마을 사람들이 모였다하면 이 이야기 뿐인데, 여기에서 실마리가 잡혔다. 요 며칠 새 야음을 틈타 누군가가 이생원댁의 담을 몇 번이나 넘어다녔다는 것이다. 이생원댁에 여우가 살고 있다는 소문은 날개돋힌 듯 퍼져나갔다. . . . 그 얼마 후, 하도사란 자가 애제자와 함께 찾아와 이생원댁 대문 앞에서 이르기를, "대문 밖에서부터 짐승의 냄새와 음기가 진동을 하니, 이 집에 여우가 숨어든 것이 틀림이 없소. 이는 내가 저 건너 고을부터 쫓아온 그 여우가 틀림없으니, 문을 열고 나를 들여 화를 피하시오." -그러나 이생원댁 대문은 굳게 잠겨 열리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럴 줄 알았다며 혀를 찼고, 도사는 이후 돌아가 마을 의원의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되었다. 며칠 후 이생원댁에 대한 동네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절정에 달했을 때, 이생원이 직접 하도사를 초대하였다지 않은가? 그리고 그 다음날인 오늘, 하도사가 의원의 방 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아침 인사를 하러 도사의 방에 들어갔던 애제자가 발견, 의원과 제자가 시신을 수습 후 조용히 이생원댁을 찾아와 아뢴 것이 지금까지의 이야기이다. 아직은 의원과 제자, 이생원댁 가솔들 뿐이 모르지만, 이제 곧 마을 전체로 이 이야기가 퍼져나갈 것이다. 이런 흉한 일에 계속 이름이 오르내리다니. 이 망신을 그나마 수습할 수 있는 것은 하도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 흉수를 이생원댁이 주축이 되어 찾아내는 것 뿐이다. 하도사를 죽인 범인이 사람이든, 요물이든, 찾아내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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