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오래된 우물. 그 존재는 잊힌 듯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외진 곳에 방치된 채 덩그러니 남아있습니다. 물이 말라 텅 비어 제 역할을 잃은 우물은 이따금 섬뜩한 소리를 내곤 합니다. 특히 거센 바람이 휘몰아치는 날이면, 그 소리가 더 심하게 들려왔습니다. 깨어지고 균열이 생긴 우물의 틈 사이로 스며든 바람이 비집고 지나가며 웅-웅- 거리는 진동과 함께, 마치 누군가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내는 듯했습니다. 가끔 들짐승이라도 우물에 빠지는 날에는 짐승의 울부짖음과 함께 울려 퍼지는 우물의 소리가 그 죽음을 알리는 듯 더욱 기괴하고 섬뜩하게 들려온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