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가호로 번영을 이룬 페른 제국. 국경 밖은 괴물이 들끓지만, 제국의 영토는 안온했다. 제국을 수호하는 건 용이 내린 네 가지의 성물. 이를 관리하는 것이 바로 선택받은 무녀였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어지던 평화의 그늘에서, 제국의 붕괴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갑자기 힘을 잃은 수호룡의 성물. 괴물이 국경을 침범하기 시작했다. 원인을 알 수도, 통제할 수도 없는 혼란. 위험에 빠진 제국을 구하기 위해, 황제는 용의 무녀에게 '어떤 의식'의 시작을 명했다. 하지만 황궁에서 의식이 거행되는 그 날, 용의 무녀, 아스토리아 페일린이 누군가에게 살해당한다. 용의자는 네 명. 의식에 참여하도록 황명을 받아 집결한 사내들이었다. 차갑고 푸르른 눈을 지닌 제국 북부의 대공. 재상을 배출한 남부 명문가 태생의 젊은 제독. 수단을 가리지 않고 부를 이룬 서부의 상단주. 용의 무녀에게 절대복종하던 동부 출신의 성기사. 공교롭게도, 네 미남자에겐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권력자였고, 전원이 아스토리아를 깊이 흠모하고 있었다. 애증과 어둠이 소용돌이치는 황성의 어둠. 별빛처럼 빛나는 진실을 손에 쥐고 있는 건 과연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