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안에 여섯 여인이 모였다. 가련, 나희, 다숙, 쌍둥이인 라미와 마리. 마지막으로 꼬마각시가 될 점례. 여인들은 추위를 뚫고 이곳 신당에 왔다. 꼬마 각시놀이하기 위해서. "꼬마 각시님, 어머니가 귀하게 여기던 금가락지가 사라졌습니다. 어디에 있나요?" "집에서 키우는 가장 큰 닭을 잡아 위를 가르면 그 안에 들어있다." 꼬마 각시는 점례의 입을 빌려 답했다. 다음으로 나희가 물었다. "꼬마 각시님, 어젯밤에 저의 집에 몰래 들어온 이는 누구입니까?" "그런 이는 없다. 바람 때문에 가지가 흔들렸을 뿐이다." 꼬마 각시는 점례의 입을 빌려 답했다. 다음으로 나희가 물었다. "꼬마 각시님, 어머니가 금일 아침에 주운 것은 무엇입니까?" "푸른 돌이구나." 답변을 들은 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의 질문은 그저 꼬마 각시님을 확인하고자 하는 질문이었다. 마지막으로 다숙이 물었다. "꼬마 각시님, 향단을 죽인 자는 누구인가요?" 신당 안에 여섯 여인이 모였다. 꼬마 각시놀이하기 위해서, 그리고 범인을 묻기 위해서. 소리가 아득히 멀어졌다. 그리고 고요가 찾아왔다.